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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도다리의 교단일기 01

평점 : 0점  

작성자 : 도허티 (ip:)

작성일 : 2022-11-28 20:10:09

조회 : 77

추천 : 추천

내용

 이렇게 꾸준글을 써보려고 합니다. 사실 쓰긴 쓰는데, 일기는 비공개 블로그에, 잡소리는 인스타에, 뻘플은 교사 커뮤니티에 하거든요.

사실 그 어디든 제가 학교에서 겪는 일들을 올리기가 참 어렵습니다.

교직이란 곳이 참 좁고도 파리목숨 같은 곳이라 무언가 썰울 풀기에 다 적절하지 않아서여..


 저는 올해 담임은 6학년 담임만 연속으로3년째인 6년차 교사가 되었습니다.

학교도 한번 지방 소도시로 옮기고나니, 선배와 후배 딱 사이 중견 그 자체가 되었구요. 

작년까지만해도 24학급 학교의 막내였는데 옮기고 나니 중견이라.. 저를 선배로 대하는 후배님들이 어렵기만 할 뿐입니다.


 이제는 공공연한 영업비밀이니 하나 말하자만, 담임이 누굴 맡는지는 사실 뽑기입니다.

학년초에 전 학년 담임들이 심사숙고해서 한 반싹 편성해둔 접힌 종이중 하나를 뽑는게 자기 반이 되고,

저는 그렇게 3년째 뽑기운에 몰빵 받고 있습니다. 3년 내내 저희 반은 별 문제 없이 잘도 굴러가고 있으니까요.


 와이에서 제가 하도 악플과 비난 내지는 비방과 날카롭다 못해 상처를 주는 말을 했지만

직장에선 아이들에게는 어디 가서 내 욕먹이지 말라고 아주 노력하는 담임이기도 합니다. 사실 제가 잘했나요, 애들이 잘 뽑힌거지.


 더 길게 쓸 건 없고, 음악 수업이 국악 위주라 그렇게 열심히 가르치진 않고 전국노래자랑 같은 컨텐츠를 자주 엽니다.

제가 사비로 산 좋은 마이크도 있고, 유투브 mr도 있으니 다들 재밌게 놀거든요. 오늘이 5회차였는데, 다들 레파토리가 떨어졌는지

오늘은 참여가 10명이 채 되질 않더라고요. MC송해 역할을 맡은 우리 반 재간둥이가 결국 요청합디다.

 '선생님, 한 곡 해주셔야겠어요' 하고. 


 너거들 코인노래방처럼 놀고 나는 뒤에서 시험지 채점할 시간이었는데, 졸업전에는 한번 불러주고 싶었던 제 18번곡이 있어

마이크를 잡고 나갔습니다. 고 김주혁 배우가 어떤 영화에서 아주 어설프고 촌스럽게 불렀던 노래입니다.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.

물론 저는 남자들하고만 노래방을 갔으니, 이걸 선곡하면 대부분 분위기를 아주 씹창내다못해 그냥 집에 가자는 분위기도 됩니다.

뭐 어쩌겠어요. 이제 한 달 뒤면 애들은 졸업하는데.


 졸업할 때 불러주려고 했었다고 너스레를 떨고 1절만 딱 하고 멈췄는데, 애들이 울고 있었습니다. 대충 한 7명..

저도 묘한 감정이 올라오긴 했는데, 항불안제를 점심에 먹었던지라.. 뭐 그렇습니다. 노래 못하는 담임이 짜내는 이별의 18번곡을

열세살 어린이들이 뭘 느낀다고 울어주는지. 졸업 직전에 불렀다면 아마 저도 분명 목이 멨을 것 같아 오늘 부른 거긴 하지만요..


 벌써 졸업시킨 애들이 두 반인데, 올해는 너무나도 걱정이 됩니다. 울면 안되는디.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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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성자 : 오쵸

    작성일 : 2022-11-29 14:13:39

    평점 : 0점  

    스팸글 설마하니 애들이 '세월이 가면'을 알아서 그런건 아닐테고

    선생님의 모습에서 뭔가 먹먹하고 뭉클한걸 느꼈나 봅니다
  • 작성자 : 오쵸

    작성일 : 2022-11-29 14:14:05

    평점 : 0점  

    스팸글 네게에서 흔치 않은 장문의 글 잘 읽고 갑니다
  • 작성자 : 도허티

    작성일 : 2022-11-29 23:25:35

    평점 : 0점  

    스팸글 놀랍게도 그 노래를 아는 애들이 대여섯명은 됩니다.. 어떻게 알았지?
  • 작성자 : 이색기

    작성일 : 2022-12-01 19:35:54

    평점 : 0점  

    스팸글 ㄷ ㄷ ㄷ 유각년이면 다컸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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